미국 초기 정착기 #3 | 미국에서 첫 중고차 구매하기

미국에서는 흔히 자동차가 운동화와 같다고 말할 정도로 자동차가 필수인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제가 살고 있는 곳은 대중교통이 많지 않아 자동차가 없으면 생활이 거의 불가능했습니다.

처음에는 새 차를 살까 고민했지만, 미국에 처음 정착한 상황에서 굳이 비싼 새 차를 살 필요가 있을까 싶었습니다. 새 차는 차량 가격이 높고 구입 후 감가상각도 크기 때문에, 나중에 다시 판매할 것을 생각하면 상태가 좋은 중고차를 구매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고 판단했습니다.

1. 중고차는 어디서 알아볼까?

처음에는 여러 곳에서 중고차 가격과 매물을 비교해 봤습니다.

CarMax와 Carvana

대표적인 중고차 판매 업체인 CarMax와 Carvana에서 온라인으로 매물을 찾아봤습니다.

매물이 많고 차량 가격과 시세를 비교해 보기 편하다는 장점이 있었습니다. 특히 여러 차량을 검색하다 보니 비슷한 연식과 주행거리를 가진 차량의 가격대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됐습니다.

다만 사진만 보고 차량 상태를 판단하는 것은 쉽지 않았습니다. 실제 차량의 내부나 외관 상태, 주행감 등을 직접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이 조금 아쉬웠습니다.

Facebook Marketplace

Facebook Marketplace에서도 주변 지역의 중고차 매물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딜러를 거치지 않고 개인에게 직접 구매하는 경우가 많아서 딜러샵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의 차량도 찾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당시 자동차에 대해 잘 알지 못했습니다. 차량 상태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채 구매했다가 문제가 생길까 걱정됐고, 개인 간 거래에 대한 부담도 있어서 Facebook Marketplace에서는 구매하지 않았습니다.

직접 중고차 매장 방문하기

결국 저는 직접 중고차 매장을 방문해서 차량을 확인하기로 했습니다.

온라인으로 알아보는 것보다 매물 선택의 폭은 좁았지만, 실제 차량을 직접 보고 딜러에게 차량 상태와 이력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저는 나중에 다시 판매할 가능성까지 생각해서 중고차 시장에서 비교적 리세일 가치가 괜찮다고 생각했던 Honda와 Toyota를 중심으로 알아봤습니다. 당시에는 Honda Civic과 Toyota Corolla 사이에서 고민하다 최종적으로 Honda Civic을 선택했습니다. 주행거리는 다른 차량보다 조금 높은 편이었지만, 전체적인 차량 상태가 깨끗했고 사고 이력도 없어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마침 블랙프라이데이 시즌에 구매하게 되어 평소보다 조금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었습니다.

2. 중고차 구매 전 VIN과 차량 이력 확인하기

중고차를 구매할 때는 VIN (Vehicle Identification Number)을 꼭 확인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VIN은 차량마다 부여되는 고유한 차량 식별번호입니다. 이 번호를 이용하면 차량의 사고 이력이나 소유 이력 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저는 딜러샵에서 Carfax 차량 이력 보고서를 통해 사고 이력 등을 확인했습니다.

제가 자동차에 대해 잘 몰랐기 때문에 차량을 직접 보는 것뿐만 아니라 이런 차량 이력도 꼼꼼하게 확인한 후 구매를 결정했습니다.

중고차를 구매하시는 분이라면 차량의 외관만 확인하기보다는 VIN을 이용해 차량 이력을 확인하는 과정도 꼭 거치는 것을 추천합니다.

3. 자동차 대출(Loan) 받기

중고차를 현금으로 구매하는 방법도 있지만, 저는 자동차 대출 (Auto Loan)을 이용했습니다.

여러 금융기관의 대출 조건을 비교한 뒤 제가 알아본 곳에서는 지역 Credit Union의 금리가 가장 낮아서 그곳에서 대출을 받기로 결정했습니다.

가능한 한 많은 금액을 Down Payment (선납금)로 넣고 대출 금액을 줄였습니다.

미국에서 자동차 대출을 받아 정해진 금액을 꾸준히 상환하는 것은 신용 이력을 쌓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당시에는 차량 구매와 함께 미국에서의 Credit History를 만들어가는 것도 고려했습니다.

다만 당시 제 신용 이력이 없었기 때문에 Co-signer (공동 서명자)가 필요했습니다. 처음 미국에 왔을 때 며칠 동안 지낼 수 있도록 도와주셨던 한국인 직장 동료에게 부탁했고, 감사하게도 Co-signer가 되어주셨습니다.

4. 자동차 보험 가입

자동차를 구매하기 전에는 자동차 보험도 알아봤습니다. 미국에서는 보험회사마다 보험료 차이가 꽤 있기 때문에 여러 회사에서 온라인으로 견적을 비교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저는 처음에 GEICO에서 보험을 가입했고, 차량에 대한 보장은 Full Coverage로 선택했습니다.

미국에서는 처음 운전하는 사람으로 보험 경력이 새로 시작되기 때문에 보험료가 생각보다 비쌌습니다. 한국에서 운전했던 경력이 미국 보험사에서 동일하게 인정되지 않는 경우가 있어, 처음에는 보험료 부담이 꽤 컸습니다.

또한 차량을 인수하기 전에 자동차 보험 가입을 완료해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차량 구매 일정에 맞춰 미리 보험을 알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5. 자동차 구매 후 차량 등록

차량 구매가 완료되면 차량 등록과 번호판 발급 절차를 진행하게 됩니다.

제가 차를 구매했을 당시에는 딜러샵에서 임시 차량 등록 서류와 임시 태그를 제공했고, 이후 필요한 절차를 거쳐 정식 번호판을 발급받았습니다. 차량 등록과 번호판 발급 방법은 주마다 다르기 때문에, 거주하는 주의 DMV에서 필요한 절차를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6. Pink Slip은 꼭 잘 보관하세요

중고차를 구매하면서 처음 알게 된 것 중 하나가 Pink Slip이라는 표현이었습니다. Pink Slip은 흔히 자동차의 Certificate of Title (차량 소유권 증명서)을 부르는 말입니다.

자동차 대출을 받은 경우에는 대출이 모두 상환될 때까지 금융기관이 차량의 Title에 Lien (저당권)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대출을 모두 갚으면 해당 절차가 완료된 후 Title을 차량 소유자가 받게 됩니다.

나중에 차량을 판매할 때도 Title이 중요한 서류이기 때문에 잘 보관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7. E-ZPass는 필요할까?

미국은 지역마다 유료도로와 통행료 시스템이 다르기 때문에, 본인이 자주 이용하는 도로에 유료도로가 있는지 먼저 확인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제가 살던 지역에서는 유료도로를 이용할 일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E-ZPass를 따로 설치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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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처음 와서 집을 구하고, 운전면허를 발급받고, 마지막으로 자동차까지 구매하고 나니 정말 미국 생활에 필요한 것들을 하나씩 준비해 나가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렇게 제 첫 차가 된 혼다 시빅은 미국 생활을 시작하면서 없어서는 안 될 가장 소중한 존재가 되었습니다. 출퇴근부터 장보기, 여행까지 미국에서의 일상을 함께하며 제 삶의 많은 순간을 함께해 준 차였습니다.

미국에서 처음 중고차를 구매하시는 분이라면 차량 가격만 비교하기보다는 차량 이력, VIN, 보험료, 대출 금리, 세금과 등록비까지 꼼꼼하게 확인해 보세요. 저처럼 미국에서 첫 차를 구매하는 과정이 막막하게 느껴지는 분들에게 이 글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